국산 사료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모든 것은 신뢰의 문제)

저는 국산 사료를 거의 추천하지 않습니다. 간혹 국산 사료를 예찬하는 수준으로 추천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은 모두 다를 수 있는거고, 그 다양성 때문에 사회는 발전하는거니까요. 다양성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글은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쓰도록 하겠습니다. 쓰다보니 열받아서 심호흡을 한번 하게 되네요. 올라오는 감정을 추스르고 상당 부분을 지우고 다시 썼씁니다.

 

제가 국산 사료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매우 많지만,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결국 "신뢰"의 문제입니다. 사실 판매자들이 작성한 판매 상세페이지, 그리고 제조사가 작성한 제조사 본사의 홈페이지 내용이 100% 맞다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나 한국 상세 페이지의 경우는 문제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보호자들의 꼼꼼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결국 해당 국가의 법률, 제도, 위반시 처벌강도와 비례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법률은 수십년 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으나 실제 모니터링 강도와 위반 적발시 처벌 강도가 매우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반면 소위 선진국의 경우는 위반시 처벌 강도가 매우 높으며, 특히 소송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 때문에 허위 사실을 적으라고 해도 적지 않습니다.

 

관련하여 아래 기사를 한번 참고해보셨으면 합니다. 기사 요약하면,
1. 부적합 판정된 수입산 동물성 원료를 사료에 쓸 수 있도록 한국의 관공서가 허용하였습니다.(이거부터 큰 문제입니다. 검역 불가된 원료를 왜 사료에 쓰도록 허용하죠?? 무슨 근거인가요? 제조사의 원가 걱정을 관공서가 왜 하는거에요?????)
2. 23년 12월에 정부가 이걸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3~4개월 뒤에 볼드모트 사태가 터졌습니다. 시기가 참 얄궃습니다. 설마 두 사건 사이에 관련성은 없을 거라고 아직까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3. (놀랍게도) 부적합 판정받은 식물성 원료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중이었습니다. 이건 저도 몰랐었네요.
4. 어떤 업체가 부적합 원료를 달라고 로비했는지 왜 공개를 안하는지 궁금합니다. 공개 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5. 부적합 판정 사유는 왜 공개 안할까요? 어떤 업체가 해당 원료를 달라고 요청했는지는 왜 공개를 안할까요?

6. 정말 놀랍게도 정부가 OK 해준 부적합 원료를 원하는 제조사가 가져갈 수 있도록 승인해주고 해당 사료를 사료에 쓸 수 있도록 허가하고 관리하는 기관이 정부가 아니라 사료협회였습니다. 저도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망치로 한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정부는 손을 뗀 셈인데요.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길 수 있는건가요? 사료협회는 사료 제조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는 회원비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보호자들이 볼트모트 사태가 검역부적합 원료를 사료에 써서 생긴거 아니냐고 검역관들에게 항의하자, '사실 그 관리는 우리가 아니라 사료협회가 한다. 확인해보니 검역불합격 동물성 원료를 실제 사료에 쓴 케이스는 없다고 하더라' 라는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요? 공무원은 상황 파악도 전혀 못하고 있고, 그리고 사료협회가 한 말을 어떻게 믿나요? 제조사랑 당연히 한 편일텐데요. 사료협회와 제조사의 원료 장부를 다 까면 오해가 싹 풀릴텐데 장부를 공개할 생각은 1도 없습니다.

 

https://www.mafra.go.kr/home/5109/subview.do?enc=Zm5jdDF8QEB8JTJGYmJzJTJGaG9tZSUyRjc5MiUyRjU2ODc5NSUyRmFydGNsVmlldy5kbyUzRnJnc0VuZGRlU3RyJTNEJTI2YmJzT3BlbldyZFNlcSUzRCUyNnBhZ2UlM0QyJTI2cm93JTNEMTAlMjZwYXNzd29yZCUzRCUyNnJnc0JnbmRlU3RyJTNEJTI2YmJzQ2xTZXElM0QlMjZzcmNoQ29sdW1uJTNEJTI2aXNWaWV3TWluZSUzRGZhbHNlJTI2c3JjaFdyZCUzRCUyNg%3D%3D

 

식용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원물을 우리 아가들에게는 먹여도 되는걸까요? 한국의 거의 모든 판매사나 제조사가 본인들 제품은 휴먼 그레이드라고 하지 않았나요? 한국은 여전히 이런 나라입니다. (정말 슬픈 얘기지만, 한국은 아직 강아지 식용 국가입니다. 고양이도 마찬가지구요 ㅠ 이런 나라에서 생산된 사료를 먹이고 싶진 않습니다. 본인이 외국 사는데 어떤 나라 사료를 알아보다가, 그 사료가 강아지를 식용으로 먹는 나라에서 만든거라는걸 알게 되면 사고 싶으실까요? 입장을 바꿔보세요. 실제로 최근에 강아지 사체를 사료 원료로 쓰다가 걸린 제조사가 있지요. 그냥 뉴스화 되고 말았습니다. 정확히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도 공개 안되고 있습니다. 아마 그 제조사 대표는 사업자 또 내서 다른 사료를 팔고 있을거라는데 제 전재산을 베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최소한 사료에 관련해서는 그런 나라인겁니다. 저 대한민국 정말 사랑하는 사람인데, 이럴 땐 자괴감 듭니다)

 

제조국 법령, 위반시 처벌수준, 사회 문화, 사업 마인드, 업력 등으로 제품은 만들어집니다. 저도 국산 사료가 잘되길 정말 바라지만, 소비자의 희생이 깔린 성공은 원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20세기에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던 1970~1980 시대가 아닙니다.


제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하는 시민이 없도록 정부는 모든 데이터를 공개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아니 이게 무슨 기밀 정보라고 공개를 안하는걸까요? 수입하는 동물성 원료들이 리스트별로 어떤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지를 공개하는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검역 부적합 판정의 대부분의 원인이 서류 미비, 의약품 검출, 세균, 중금속 오염 이라는건 상식 아닌가요. 그정도는 요새 시민들은 다 압니다. 서류야 다시 만들어서 제출하면 그만일거고 부적합 이유는 당연히 상식적으로 추론 가능합니다. 소비자의 알 권리,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동물성 원료를 받아다가 사료에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로비하거나 커뮤니케이션 한 회사는 왜 공개 안하는걸까요? 그리고 허용한 이후로 해당 부적합 원료를 사료에 쓴 제조사는 왜 공개를 안하는겁니까? 아가들 건강과 관련된 건인데 어떤 보안사항이 있는걸까요? 내 새끼가 먹을 음식에 어떤 원료를 넣었는지 알고 싶다는데 여기에 여기에 무슨 비밀이 있을 수 있는걸까요?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 끝날 일입니다. 공개를 한다고 불이익을 받은 업체나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개하면 불이익 당한다고 생각하는 제조사는 사료 제조할 자격이 없는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